본문 바로가기

영화-드라마 음악

2001 스페이스 오디세이 : 음악으로 이끌어가는 스토리

728x90
반응형

안녕하세요!
C급 클래식에 야식요정입니다.
제가 이번 주말 영화를 한 편 보고왔는데,
클래식음악이 다수 사용되어서
어떤 음악이 사용되었는지
함께 이야기해보고자 합니다.
 
 

 2001 스페이스 오디세이 소개

 
제가 이번에 보고 온 영화는바로
2001 스페이스 오디세이
2001: A Space Odyssey

라는 영화입니다.

 
대학교 과제로 이 영화를 봤던 기억이 있는데,
영화에 어떤 음악이 사용되었는지
리포트를 제출하는 과제때문에
태블릿으로 대충 봤었습니다.
 
대충 보던 와중에도
대사가 거의 없고
음악이 영화를 끌어가기때문에
독특하다라는 기억이 남아있었습니다.
 
그런데 이번에 CGV에서
재개봉을 했다고 해서
삼성카드 할인받고 다녀왔습니다!
 


이 영화는 몰랐는데
'파수병'이라는 소설이 원작입니다.
1951년 나온 소설의 작가인 아서 C. 클라크
이 영화의 감독인 스탠리 큐브릭
함께 이 영화의 각본을 썼습니다.
 
아서 C. 클라크가 영화 개봉 이후
책으로도 출판했고,
우리나라에서도 번역본이 나왔습니다.

현재는 판매 종료되어서
중고로밖에는 구할 수 없습니다.
시간되면 동묘시장에가서
한 번 찾아보려고 합니다:)
 
동묘시장 탐방기
2023.04.06 - [소소한 리뷰/리뷰] - 동묘시장 탐방기(하) - 구제 천국! 없는 게 없는 시장, 830 카페 발견

동묘시장 탐방기(하) - 구제 천국! 없는 게 없는 시장, 830 카페 발견

안녕하세요 야식요정입니다! 동묘시장에 도착하여 관우 사당(진짜 동묘)를 방문 후, 본격적인 시장 나들이에 나섰습니다. 아래는 관우 사당 탐방글입니다ㅎㅎ ↓ 2023.04.05 - [소소한 리뷰/리뷰] -

c-level-clasic.tistory.com

반응형

 
워낙 대사가 없다보니
흐름을 파악하는게 쉽지 않더라고요.
인터넷 어딘가 책의 줄거리를 정리해 놓은 글을 보고 나니
이해 안 되던 부분에 대해 실마리가 조금 풀립니다.
 


1968년 개봉 후
1969년 시각효과상, 촬영상, 음향상, 미술상 등
온갖 상을 휩쓸며
흥행에도 성공한 걸작입니다.
 
포스터만 보아도 60년대로 보이지 않을
세련미가 돋보입니다.
 
현대 과학 잡지같은 느낌이 들기도하고
판매하는 포스터액자같기도 하네요.

 

728x90

 
이 영화에서는 영상미 다음으로
빠질 수 없는 것이 바로 음악입니다.
 
대사가 얼마 없기 때문에
대부분의 이야기 흐름은
음악이 주도해서 끌고갑니다.
 
그래서 어떤 음악이 어떤 장면에 삽입되었는지가
굉장히 중요합니다.
 


 

 짜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

 
짜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Also sprach Zarathustra), Op. 30 - Richard Strauss
 
이 곡은 독일의 작곡가 리하르트 슈트라우스의 곡입니다.
종종 오스트리아의 슈트라우스와 혼동하곤 합니다만,
곡의 스타일이 완전히 다르기 때문에
한 번 기억해두면 쉽게 구분하실 수 있습니다.
 
이 곡은 교향시입니다.
교향시란, 문학 또는 회화적 내용에서 영감을 얻은 관현악 작품을 말하며,
하나의 악장으로 이루어져있습니다.
 
다른 교향시의 예로는
리스트의 <마파제>, 스메타나의 <나의 조국>,
드뷔시의 <목신의 오후 전주곡>등이 있습니다.
 
이 곡은 여러 부분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서곡」
「힌터벨터른 서민에 대하여」
「위대한 동경에 대하여」
「행복과 불행에 대하여」
「죽음의 노래」
「과학에 대하여」
「평온한 자」
「춤의 노래」
「밤의 노래」
「몽유병자의 노래」
「끝곡」
 
그런데 방금 교향시는 하나의 악장이라고 하였지요.
모순이야!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ㅎㅎ
그런데 하나의 악장이 맞는 것이
악보가 하나의 곡으로 이루어져있습니다.
 
무슨말이냐?
 
곡이 끝나지 않고
조성과 박자를 바꾸면서
이어진다는 것이지요.
 
그래서 하나의 악장으로 보는 것이 맞습니다.
다만 곡 중 부분을 나누는 부분이 명확하기 때문에
위와 같이 여러 제목을 붙여 구분하고 있습니다.
 
영화에 삽입된 부분은 바로 서곡입니다.
서곡은 1분 30초 남짓한 곡으로 짧고 강렬합니다.
앞으로 나아가는 희망, 또는 웅장한 시작과 잘 어울리는 곡입니다.
 

영화의 시작을 알리면서도
지구의 시작,
빛의 시작,
인류의 시작을
동시에 알리기도 합니다.
 
이 장면에 삽입된
곡의 제목은
'짜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
특이한 이름입니다.
 
이 이름은 원래 책의 이름입니다.
철학자 니체가 1833년 집필한 책이지요.
 
그럼 짜라투스트는 누구일까요?
이는 고대 페르시아의 전설에 등장하는 예언자라고 합니다.
이 예언자는 도덕적 선과 악을 창조했다고 알려져있습니다.
 

"좋다! 사자가 왔다.
우리들의 아이들이 가까이 있다."
짜라투스트라는 열이났다.
"나의 때가 왔다. 이것은 나의 아침이다. 나의 대낮이 시작한다.
자아 올라오라. 올라오라. 너 위대한 정오여!"
이렇게 짜라투스트라는 말하고 그의 동굴을 떠났다.
이 자태는 어두운 산속에서 나타나는 아침의 태양처럼 이글거리면서 힘찬것이었다.

 
책의 내용 중 가장 핵심적인 내용이며,
이 책의 제목이 되는 부분이기도 합니다.
 
내용을 좀 더 다루기에는 철학적인 부분이 많아
좀 더 궁금하신분들은
책을 읽어보시는 것을 추천드립니다.
 
여기서 포인트는 맨 마지막 구절입니다.
"아침의 태양처럼 이글거리면서 힘찬것이었다."
이 내용은 영상의 시작과도 완벽하게 일치합니다.
 
영화의 시작을 힘차게 알리기도 하면서,
한편으로는 감격스러운 기분도 들게 합니다.
 
 

 아름답고 푸른 도나우강

 

아름답고 푸른 도나우 강(The Blue Danube) - Johann Strauss Ⅱ
 
공교롭게도 위의 작곡가와 슈트라우스라는 같은 이름이지만,
다른 작곡가입니다.
 
1866년 오스트리아는 전쟁에서 패배했습니다.
나라는 혼란하고 국민들은 상심했습니다.
이때 슈트라우스는 오스트리아를 위한 음악을 짓기로 결심합니다.
 
마침 오스트리아 빈의 남성합창단 연합이
슈트라우스에게 합창곡을 의뢰했고,
1867년 2월 <아름답고 푸른 도나우 강>가 첫 연주됩니다.
 
한 달 후, 서주와 종결부를 추가한
우리에게 잘 알려진
관현악 버전이 연주되었습니다.
 

 

영화 내에서는 우주선이 우주를 유영할 때
주로 이 음악이 사용됩니다.
 

또한, 영화가 모두 끝나고
크레딧이 모두 올라간 후에도
검은 화면에 이 음악만 10분 넘게 흘러나옵니다.
 
강이 시간에 따라 위에서 아래로 흐르는 것 처럼
인류의 진화도 시간에 따라 흘러
우주에 핵무기를 띄울 만큼 발전했다!
정도로 이해하려고 합니다ㅎㅎ
 
우주선, 우주 무기, 우주 버스 등
각종 비행체들이 우주에 자유롭게 움직이는 것이
마치 물흐르는 것과 비슷해보이기도 합니다.
 
 

 대기(Atmosphere)

 

대기(Atmosphères) - Gyōrgy Ligeti
 
리게티는 2006년까지 살아있던
근현대 작곡가입니다.
 
아래 글에서 짧게 소개하기도 했었습니다.

2023.03.28 - [작곡가와 작품] - 처음부터 4 Hands 구성으로 작곡한 작품 6개 소개! - 모차르트, 슈베르트, 리게티, 카푸스틴 등

처음부터 4 Hands 구성으로 작곡한 작품 6개 소개! - 모차르트, 슈베르트, 리게티, 카푸스틴 등

코로나로 인해 많은 인원이 모일 수 없었던 최근에는 오케스트라를 대신해 두 대의 피아노, 혹은 한 대에 피아노에 두 명의 연주자 연주하는 4 hands로 편곡이 많이 되었습니다. 편곡을 하다 보니

c-level-clasic.tistory.com

 

리게티는 아주 독특한 자신만의 세계를 구축한 작곡가입니다.
음악과 영상을 하나로 묶었기때문입니다.
또한, 아직 저작권이 살아있기 때문에
악보를 보기 위해서는 구매를 해야합니다.
 
아래 영상을 보시면
맨 위에는 검은색 도형들,
중간에는 이상한 악보,
아래에는 파형이 있습니다.
 
맨 위는 음의 배치를 도형으로 나타낸것입니다.
왼쪽 도0~도7까지 표시되어 있는것은 옥타브입니다.
 
Intro 부분은 도1~도6까지 음이 배치되어 있다는 뜻입니다.
도1~도2 사이 살짝 빈 부분은 음이 빠졌다는 의미입니다.
 
 
 
가운데 악보는 그 음을 구체적으로 명시합니다.
온음표와 온음표 사이 수직선은
온음표 사이 모든 음을 연주하고 있다는 뜻입니다.
이러한 기법을 클러스터라고 합니다.
 
팔로 피아노 건반을 꽝 두드리면
피아노의 모든 건반이 눌리지요.
이렇게 인접한 음을 동시에 연주하는 것을 말합니다.
 
 
 
맨 밑 파형은 시간에 따른 볼륨을 말합니다.
 

 


 

이 곡은 영화 시작 후 검은 화면에서 재생됩니다.
아무것도 없는 검은 화면,
거기에 들리는 어떤 형체없는 음악이란
4차원에 세계에 빨려들어가는 듯한 기분이 듭니다.
 

영화 '2001 스페이스 오디세이' 중

영화에서도 이런 음악의 특징을
적극적으로 사용합니다.
 
주인공이 우주의 어딘가 미지의 세계로 흘러들어갈 때,
미지의 세계를 넘어 새로운 차원에 도달했을 때
혼란스럽고 낯선 분위기를 충분하게 연출합니다.

음악이 충분이 제 역할을 해주는 것을 넘어
스토리를 이끌어간다고 느꼈던 부분이 바로 이부분입니다.
 
아무 감정없는 AI로봇의 대사와
이질감이 드는 음악은
어딘가 불안하면서도 새롭게 느껴지기 때문입니다.
 
감독인 스탠리 큐브릭의
음악적 감각이 얼마나 뛰어난지 확인할 수 있습니다.
 
 

 원래 버전: 알렉스 노스

 

이 영화의 특이한 점은 모두 '원래 있던 곡'을 사용했다는 것입니다.
보통은 영화를 위해 곡을 짓는데 말이죠.
 
이 영화도 처음부터 그럴 계획은 아니었습니다.
당시 영화음악을 작곡해줄 작곡가도 따로 정해져있었습니다.
알렉스 노스(Alex North, 1910~1991)라는 작곡가였는데,
감독인 큐브릭은 노스의 음악이 마음에 안 들었나봅니다.
 

알렉스 노스(Alex North,&amp;nbsp;1910~1991)

영화 편집과정에서 노스의 음악을 전부 빼버렸습니다.
그리고 우리가 지금 알고있는 클래식으로 대체한것이지요.
 
노스는 이 사실을 언제 알았을까요?
시사회에서 영화를 보고 나서야 알게되었다고 합니다.
(안타까운 노스ㅜㅠ)
노스는 이후 영화사와 큐브릭에게 소송을 겁니다.
 
 
제가 대학생 당시 관련 내용을 수업에서 들은바로는
큐브릭과의 소송에서 승소한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그런데 영화가 너무 성공해서
큐브릭이 피해보상해주고도 넉넉하게 남을만큼
돈을 벌었다고 하더라고요...ㅎㅎ
 
 
그렇다고 해서 노스가 전혀 실력이 없는 작곡가는 아닙니다.
그는 아카데미 명예상을 받은 단 두명의 작곡가 중 한 명입니다.
또한 그의 대표작을 뽑으려면 두 손이 모자란 정도입니다.
 
이후 이를 안타깝게 생각하던 노스의 친구 제리 골드스미스가
그의 음악을 《2001 스페이스 오디세이》 사운드트랙 앨범으로 내놓았습니다.

 
노스의 음악과 실제 삽입된 곡을
비교해서 들어보는 것도
이 영화를 즐길 수 있는 또 한가지 방법이 되겠네요!

728x90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