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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곡가와 작품

베토벤, 피아노에 진심인 남자(2) - 중기, 후기 소나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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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지난번 베토벤 피아노 소나타 초기작품을 살펴본 것에 이어서
중기와 후기 작품도 살펴보고자 합니다.
 
피아노 소나타의 모든 악장을 다루는 것은 어려울 것 같고,
역시나 이번에도 1악장의 1 주제와 2 주제를 중심으로 얘기해보려 합니다.
 
초기작품에 대해 못 보신 분들을 위해 공유합니다.
 

2023.03.15 - [작곡가와 작품] - 베토벤, 피아노에 진심이었던 남자 - 초기 피아노 소나타

 

베토벤, 피아노에 진심이었던 남자 - 초기 피아노 소나타

베토벤은 1795년 ~ 1822년 사이에 32개의 피아노 소나타를 작곡했습니다. 그는 피아노에 진심이었던 같습니다. 처음부터 피아노 소나타를 많이 짓겠다고 다짐한 것은 아니었지만, 짓다 보니 30개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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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기소나타>

베토벤의 청력이 본격적으로 소실된 시기입니다.
평생 피아노를 치며, 작곡을 했던 그에게
귀가 안 들린다는 것은 얼마나 애통한 일이었을까요.
 
그럼에도 그는 좌절하지 않고 오히려 음악에 몰두합니다.
그의 피아노 소나타는 그런 그의 평생을 비추는 거울과도 같습니다.
절망하기도 했고, 이겨내려 힘쓰기도 했던
그리고 위대한 작곡가로 남기까지의 과정이 그대로 녹아있습니다.
지금부터 살펴보겠습니다.


1. 피아노 소나타 16번 사장조(G) Op.31, No.1

16번, 17번, 18번은 하나의 작품으로 엮여있습니다. 
1801년-1802년을 걸쳐 16번, 17번, 18번 작품을 작곡하는데,

이 시기는 베토벤의 청력이 본격적으로 소실될 시기입니다.
1802년 베토벤은 자신의 동생들에게 편지를 썼습니다.
'하일리겐슈타트 유서'라고 하는 편지인데, 현재까지도 보존되어 있습니다.
이 편지에서는 난청에 대한 절망, 그리고 그것을 이겨내기 위한 열망이 담겨있습니다.
 

[1 주제]
알레그로 비바체(Allegro vivace)로 빠른 템포의 곡입니다.
그럼에도 주제선율과 오른손, 왼손이 번갈아가며 나오는 특징 덕분에
우아함까지 겸비하고 있습니다.
약간 모차르트의 느낌이 나기도 합니다.

 
[2 주제]
양손이 주고받던 1 주제와 달리 왼손이 반주의 형태로 바뀌었습니다.
여기까지는 초기의 느낌을 함께 보여주고 있습니다.


2. 피아노 소나타 17번 라단조(a minor) Op.31, No.2 (템페스트)

이 곡에는 "템페스트"라는 이름이 붙어있는데, 이는 셰익스피어의 희곡입니다.
베토벤의 비서인 안톤 쉰들러가 이 17번 소나타와 23번 열정 소나타에 대한 설명을 부탁했을 때,
베토벤이 "셰익스피어의 템페스트를 읽어보시오"라고 말했다고 알려진 것에서 유래하고 있습니다.
 
[1 주제]
두 마디의 짧은 인트로를 갖고 있습니다.
그런데 인트로라로 말하기 어려운 것이 이후에도 계속 등장하기 때문에
1 주제의 한 부분으로 보아도, 인트로라고 보아도 좋습니다.

 
[2 주제]
8분 음표로 연주가 되다가 어느 순간 셋잇단음표로 변화합니다.
이런 모양은 이후에 자주 등장하는데,
듣는 사람들은 사실 잘 알아채지 못합니다.
아주 낮은 옥타브에서 멜로디가 등장하는데, 이 멜로디에 온통 집중하기 때문입니다.
멜로디가 오른손과 왼손 번갈아 연주하는 것이
남성과 여성이 함께 노래를 부르는 듯한 느낌이 들기도 합니다.

 


3. 피아노 소나타 18번 내림마장조(Eb) Op.31, No.3 (사냥)

Op.31의 세 작품 중 유일하게 4악장을 가지고 있는 작품입니다.
"사냥"이라는 제목은 이 4악장에서 유래한 것입니다.
4악장의 주제가 수렵용 뿔피리를 떠올리게 한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입니다.
 
[서주]
도대체 무슨 조로 시작하는지 알려주지 않으려고 작정한 듯합니다.
지금도 들을 때 약간 낯선 느낌이 드는데, 그 당시 사람들은 얼마나 놀랐을까요?
베토벤은 서두의 앞 두 마디를 가지고 이 곡 전체를 풀어냅니다.

짧은 동기를 가지고 20분이 넘는 곡을 만든다는 것의 그의 대작곡가적 면모라고 볼 수 있습니다.


 
[1 주제]
위에서 언급한 것처럼 서주의 앞 두 마디가 1 주제의 모티브가 됩니다.
화성으로 긴장감을 유발하던 서주와는 달리
왼손의 연타로 긴장감은 덜고 음악에 흐름을 더했습니다.

 
[2 주제]
1주 제보다 훨씬 긴 호흡으로 보이는 2 주제입니다.
양손연주를 처음 배우는 사람들이 많이 볼법한 왼손 반주입니다.
F Major조로 도달하면서 아주 예쁘게 노래하는 선율을 들으실 수 있습니다.

 


4. 피아노 소나타 21번 다장조(C) Op.53 (발트슈타인)

이 작품은 발트슈타인 백작에게 헌정된 곡이기 때문에 그의 이름을 따온 것입니다.
이 곡의 2악장은 원래 더 크고 웅장한 곡이었습니다.
그런데 작품 전체와 어울리지 않는다는 판단이 있었던 것 같습니다.
보통의 2악장은 1악장, 3악장보다는 규모가 작고 비교적 간단하기 때문입니다.
이에 수긍한 베토벤은 새로 2악장을 지은 뒤,
원래 있던 2악장은 "피아노를 위한 안단테(안단테 파보리)"라는 이름으로 단독으로 세상에 내놓았습니다.
 
[1 주제]
저는 악보를 보고 "장난치나?"이런 생각이 먼저 들었습니다. 그도 그럴 것이 연타가 끊임없이 등장하기 때문이었습니다.

그런데, 베토벤은 '연타'라는 간단하면서도 어려운 모티브를 가지고 1 주제의 왼손반주로 이용합니다.

입시생들의 단골곡이기도 합니다.


 
[2 주제]

양손으로 건반을 꽉꽉 채워져 연주해야 하는데,
dolce e molto ligato(돌체에 몰토 레가토), 부드럽고 연결하여 연주하라는 기호가 적혀있습니다.
그리고 재밌는 것이!
오른손의 맨 위 멜로디와 왼손의 맨 위 멜로디가 똑같다는 것입니다.
사실 옥타브연주에 화성을 붙인 것이지요.


5. 피아노 소나타 22번 바장조(F) Op.54

이 작품은 존재감 자체가 아주 작습니다. 몇 가지의 이유가 있는데
첫 번째 이유는, 소나타이면서 '소나타 형식'을 갖추고 있는 악장이 없습니다.
소나타 형식이라고 한다면, 제시부-발전부-재현부의 형태를 갖추고 있어야 하는데 1악장부터 미뉴에트가 등장해 버립니다.
 
두 번째 이유는, 3악장이 없다는 것입니다.
소나타는 보통 3악장 이상의 악장으로 구성됩니다.
많은 사람들이 연구해 보았지만 베토벤이 왜 이 곡을 지었는지,

그리고 왜 1, 2악장만 썼는지 밝히지 못했습니다.
 
세 번째 이유는, 21번과 23번 사이에 끼어있다는 것입니다.
하필 이 곡은 유명한 21번과 더 유명한 23번 사이에 끼어 있습니다.
쉬어가는 곡으로 볼 수 있을 정도입니다.
 
이러한 이유에서 22번은 인기도 거의 없다시피 하며 연주도 잘 되지 않습니다.
그래도 악보를 보아야겠지요.
 
미뉴에트는 춤곡입니다.
때문에 1 주제, 2 주제를 나누지 않고 가볍고 우아하다는 특징이 있습니다.


6. 피아노 소나타 23번 바단조(f minor) Op.57 (열정)

이 작품은 8번 "비창", 14번 "월광"과 함께 베토벤의 3대 소나타로 꼽히는 곡입니다.
 
[1 주제]
첫 시작부터 묵직하고 강렬한 인상을 주고 있으며, 피아니스트의 극정인 열정을 끌어내는 곡입니다.
앞부분만 보면 서주같이 보이기도 합니다만 아닙니다.
아주 낮은 저음에서 아주 작은 소리로 시작하여 곧 뒤에 오는 ff(포르티시모, 아주 세게)를 극적으로 보여줍니다.
저는 앞부분을 연주하거나 들을 때 마치 사자가 큰 소리로 울기전 준비하는 듯 한 느낌이 듭니다.

 
[2 주제]
베토벤 소나타 중에 이렇게 빠르면서 부드러운 옥타브 멜로디 연주가 또 있을지 궁금합니다.
옥타브연주를 연결해서 연주하는 것은 연주자에게 어려운 일이지만,
해냈을 때의 아름다움은 극에 달하게 됩니다.
베토벤은 이를 이용하여 앞부분의 뜨거운 열정에 쉼을 더해줍니다.
누군가는 어두운 폭풍 속에서 빛을 찾는 부분이라고도 합니다.


7. 24번(테레제를 위하여) Op. 78

이 곡은 테레제 폰 브룬스비크에게 헌정되었습니다. 
테레제가 누구냐 하면 바로 "불멸의 여인" 후보 중 한 명입니다.
베토벤이 사랑한 여인이지만,

그녀는 당시 대지주의 딸이었기 때문에 베토벤과 이어지지는 않습니다.
이 곡을 보면, 베토벤이 얼마나 그녀를 사랑스럽게 보았는지 곧 느낄 수 있습니다.
 
[서주]
네 마디의 서주부로 시작합니다.
그런데 이 서주는 지금 보는 부분 이외에 뒤로는 전혀 등장하지 않습니다.
아까 사냥에서는 모티브를 끝까지 끌고 갔다고 했는데, 여기서는 일부러 그렇게 하지 않은 것이지요.
 
또한, 조성을 보면 샾이 6개나 붙어있습니다.
F# Major의 조성은 고전주의 시대의 음악에서는 아주 희귀한 사례입니다.

 
[1 주제]
굉장히 간단해 보이는 멜로디와 왼손의 반주입니다.
베토벤은 이 곡에서 자신의 어떤 작곡 테크닉보다는
테레제라는 사람을 표현하는데 전력을 다한 것 같습니다.

[2 주제]
셋잇단음표의 경과구를 지나 2 주제가 시작됩니다.

sf임에도 불구하고 위아래 합하여 4개의 음표만이 있습니다.

꽉 채워 넣을 수 있지만, 베토벤은 그렇게 하지 않았습니다.

전혀 다른 모양의 2 주제에서도 테레제라는 하나의 모티브는 계속 가져간 것이지요.

 


8. 25번(뻐꾸기) Op. 79

이 곡은 1809년도에 작곡한 곡입니다.
1809년 당시는 피아노곡의 흐름이 소품곡 위주로 흘러갈 때였습니다.
그래서 베토벤도 작은 규모의 곡을 지은 것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실제로 악보 출판당시 '쉬운 소나타' 또는 '소나티네'라고 이름을 붙여달라고 부탁했다고 합니다.
 
[1 주제]
앞부분부터 등장하는 스타카토가 마치 뻐꾸기 울음소리같이 들립니다.
이 곡의 부제가 "뻐꾸기"인 이유이기도 하지요.
스타카토와 대비되는 긴 호흡의 주제가 돋보입니다.

 
[2 주제]
라장조의 제2 주제입니다.
왼손은 상승했다가 하행하는 모양으로 마치 경과구 같은 느낌을 주고 있습니다. 
1 주제의 스타카토가 사라지고 좀 더 긴 호흡으로 멜로디가 크게 흐르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9. 26번(고별) Op. 81

피아노 소나타 중 유일하게 베토벤이 직접 이름을 붙인 소나타입니다.
이 작품의 배경은, 베토벤의 후원자이자 제자이며 친구였던 루돌프 대공과 관련 있습니다.
오스트리아는 1809년 4월 9일에 나폴레옹이 거느리는 프랑스군과 전투 상황이었습니다.
나폴레옹의 군대는 5월 12일까지 빈에 침공하고 있어,
신성 로마제국 황제 프란츠 2세의 동생이자 왕족 신분이었던 루돌프 대공은 5월 4일 빈을 떠나게 됩니다.
 
베토벤은 떠나야 하는 친구를 생각하며 제1악장의 초고에 "Das Lebewohl"("고별")이라고 기록하는 동시에
"1809년 5월 4일, 빈에서 경애하는 루돌프 대공 전하의 출발 즈음에"라고 써넣었습니다.
이후 오스트리아가 항복하면서 프랑스군이 철퇴하고, 루돌프 대공은 빈으로 되돌아옵니다.
 
제2악장에 기록된 "Die Abwesenheit"(부재)는 이 기간을 나타내고 있습니다.
제3악장에는 "Das Wiedersehen"(재회)라고 기록하는 동시에
"경애하는 루돌프 대공 전하의 귀환, 1810년 1월 30일"이라고 써 넣었습니다.
 
[서주]
Lebe wohl이라고 적혀있는 것이 보입니다. 이별이라는 뜻으로 베토벤이 직접 넣은 것으로 보입니다.

저 세 개의 음을 "Lebe wohl" 주제라고 부르며 1악장 전체를 걸쳐 반복해 나타납니다.


 
[1 주제]
서주의 Lebe wohl 동기가 "ten."이라고 적힌 음에서 찾아볼 수 있습니다.
베토벤은 동기를 길게 늘이기도 하고 줄이기도 하고 안쪽에 감추기도 합니다.

 
[2 주제]
2 주제입니다. 내림나장조(Bb)의 선율이 등장합니다.
새로운 선율로 볼 수도 있지만, Lebe wohl의 확장으로 볼 수 있습니다.

 
 


10. 27번 Op. 90

이 곡은 중기 소나타 중 마지막 곡입니다.
후기에서는 베토벤은 새로운 이상향을 그리는데, 그의 맛보기로 볼 수 있습니다.
이 곡은 두 개의 악장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1악장은 "이성과 감정", 2악장은 "연인과의 대화"를 나타낸다고 하는데,
실제로 베토벤이 했던 말인지는 알 수 없습니다.
 
[1 주제]
짧은 호흡으로 포르테와 피아노가 번갈아 가며 등장합니다.
이성과 감성이라고 말했는데, 곡의 세기로 표현이 된 것일까요?
아무튼, 포르테에서는 비교적 많은 음표를 사용하고 피아노에서는 3~4개의 음만을 사용하여
자신이 의도한 "대조"의 느낌을 표현하고 있습니다.

 
[2 주제]
왼손은 아주 바쁜 반면에 오른손은 거의 놀고 있는 듯합니다.
리타르단도로 2 주제로 넘어가기 전 긴장을 왕창 주다가
작고 예쁜 소리로 2 주제를 시작하는 것이 아주 흥미롭습니다.
실제로 곡을 감상하다 보면 2 주제로 넘어갈 때 쾅! 하는 소리가 나와야 할 것 같은데
생각과는 다르게 단순하지만 순수한 멜로디가 나와 당황하기도, 더 집중하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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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기 소나타>

후기로 가면 베토벤은 새로운 시도를 많이 합니다.
바로크시대의 작곡가인 바흐의 푸가나 대위법적 표현을 사용하기도 하고,
곡 자체의 난이도가 높아집니다.
 
이 시기는 베토벤이 완전히 청각을 상실한 때입니다.
귀가 안 들리다 보니 베토벤은 오히려 자신의 내면의 소리에 집중한 것 같습니다.
곡에 가지고 있던 제한을 풀고 새로운 세계를 향해 한 걸음 나아갑니다.
 
새로운 세계라는 것은 곧 낭만주의를 이야기하는 것인데,

실제로 베토벤의 피아노 소나타는 낭만시대 피아노 소나타의 기초가 됩니다.
 
 

11. 28번 Op. 101


후기로 들어선 첫 번째 소나타입니다.

[1 주제]
앞 두 마디를 보면 상행했다가 하행하고,
이후 옥타브로 도약했다 순차적으로 하행합니다.
멜로디 자체는 단순하나
촘촘하게 구성된 푸가스타일입니다.
푸가스타일에 대해서는 추후에 다뤄보겠습니다:)


[2 주제]
왼손이 상행하면 오른손이 그걸 받아서 하행하거나
미세하게 움직이는 모습이 보입니다.
바로크의 대위법을 사용하면서도
움직이는 조성은 낭만시대와 가깝습니다.
확실히 후기로 나뉘는 이유가 보이시지요??:)


12. 29번(하머클라비어) Op. 106

베토벤의 32개 피아노 소나타 중
가장 어려운 곡으로 손꼽히는 곡이 바로 이곡입니다.
실제로 작곡가이자 피아니스트였던 리스트가 이 곡을 무대에서 연주하기 전까지는
약 15년 동안 연주 불가능한 곡으로 여겨졌습니다.

[1 주제]
뒷부분의 악보를 더 가졍핬다면 좋았을걸 그랬습니다.
베토벤 나름의 초절기교를 볼 수 있기 때문입니다.
앞부분은 화성으로 간단해 보이지만,
뒤로 넘어갈수록, 특히 경과구가 낭만시대에 “와 화려하다!”라고 감탄이 나오게 하는 모양과 거의 유사합니다.
기회가 되신다면 유튜브와 함께 감상하시는 것을 추천드립니다.


[2 주제]
저는 개인적으로 연주할 때 테크닉적으로 화려한 것보다는
지금 악보처럼 4개의 성부로 쪼개진 곡이 더 어렵게 느껴집니다.
4개의 성부 속 베토벤이 들려주고 싶었던 멜로디는 무엇이었는지, 숨은 멜로디는 없을지 항상 고민하게 됩니다.
이런 부분이 듣는 사람들에게 호기심을 자극하고

마침내 숨겨진 멜로디를 듣게 되었을 때 가슴속 깊은 곳에서부터 감동이 올라오게 되는 것이지요.

 


13. 30번 Op. 109

이 곡운 독특하게도 1악장이 론도 형식입니다.
곡의 형식에 대해서도 나중에 다루어 보겠지만,
론도에 대해 간단히 얘기하자면 A-B-A-C-D-A 이런 식으로

반복하는 A구간과 새롭게 등장하는 B, C, D 구간으로 구성됩니다.

1악장이 론도인 덕분에 소나타형식은 2악장으로 밀려납니다.
그래서 저도 고민하다가 2악장의 1, 2 주제를 찾아왔습니다.
 
[1 주제]
포르티시모로 시작하는데 음역 자체가 낮거나 높지도 않습니다.
강하게 시작하는 경우 음을 촘촘하게 채워넜던 초기, 중기와 달리 새로운 방식을 택했습니다.
또한 Prestissimo로 매우 빠르고 열정적이게 연주하라고 지시합니다.
음형만 보면 약하고 아름답게 연주해야 할 것 같지만
그걸 너무 잘 알고 있는 베토벤은 정 반대의 표현을 요구하고 있네요.

 
 
[2 주제]
크레셴도로 듣는 사람들에게 상승하는 기대감을 주다가 갑자기 피아노로 작아져버립니다.
청중들은 갑작스러운 다이내믹 변화에 놀라기도 할 테고 누군가는 아쉬워하기도 하겠지요.
하지만 그 뒤에 나오는 C#Major로 흔하지 않은 조성의 멜로디는 기대했던 것보다 이상의 아름다움입니다.
아주 낭만적이지요.

 


14. 31번 Op. 110

베토벤의 아름다움을 보여주는 정석입니다.
다른 소나타들과는 다르게 이 곡은 누구에게도 헌정되지 않았습니다.
이 곡은 재미있게도 베토벤 자신의 삶의 태도에 대해 엿볼 수 있습니다.
그동안은 뜨겁게 자신의 병마에 투쟁해 왔다면
이 시기에는 그것을 인정하고 한층 더 성숙해졌습니다.

[1 주제]
베토벤은 이 선율을 굉장히 좋아했던 것 같습니다.
이 곡 외에 다른 곡에서도 들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현대에서는 “사랑의 멜로디”라고 부릅니다.
베토벤을 감상할 때 익숙한 느낌이 든다면
이 사랑의 선율이 아닐지 확인해 보셔도 좋을 것 같습니다.

 
[2 주제]
웬만해서는 잘 쓰지 않는 표현인데,
멜로디가 정말 청초합니다.
맑고 깨끗하며, 베토벤의 스펙트럼은 어디까지인가 생각하게 됩니다.


 

15. 32번 Op. 111

베토벤의 마지막 피아노 소나타입니다.
이 곡은 두 개의 악장으로 구성되어 있지만
규모가 결코 작다고 할 수 없습니다.
왜냐하면 2악장이 변주곡이기 때문입니다.
변주곡은 하나의 주제를 가지고 여러 가지의 형태로 변형시키는 구성을 말합니다.
베토벤은 2악장에 1개의 주제와 6개의 변주를 지었습니다.
 
[서주]
초기 소나타 8번과 비슷한 분위기가 느껴지는 서주입니다.
다이내믹의 변화가 한 마디 안에서도 여러 번 일어납니다.
이 말인즉슨 곡을 지을 때 아주 공을 들였다는 것이고,
본인이 표현하고 싶은 정확한 음악이 있다는 것이지요.

 
[1 주제]
곡을 듣다 보면 23번 열정이 들리는 것 같기도 합니다.
실제로 Allegro con brio ed appassionato로 굉장히 열정적으로 연주하라고 지시하고 있습니다.
거인이 뛰어다니는 것처럼 웅장한 진동이 느껴지는 부분입니다.


 
[2 주제]

p(피아노)로 열정적이고 웅장하던 1 주제와 달르 섬세한 나비처럼 움직이는 것이 특징입니다.
기교적이기도 하지만, 그것보다는 연주자의 음악성에 더 집중하게 되는 부분이기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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